Skip to content

혁신 안 하고도 잘 살 수 있다. 하지만

    흔히 “이제 fast follower 전략은 유효하지 않다, 급변하는 시장에선 선도자가 파이의 대부분을 가져간다, 그러므로 혁신을 해야 한다.”라고 이야기합니다. 남들보다 먼저 모험적인 혁신을 해야 할 이유로 많이 거론됩니다.

    http://m.biz.chosun.com/svc/article.html?contid=2016041900271&m.facebook.com

    과연 그럴까요?

    구글은 검색엔진의 추격자였습니다. 페이스북은 싸이월드나 마이스페이스보다 늦게 나왔습니다. 삼성전자는 애플 아이폰의 추격자였지만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삼성의 추격자라고 할 수 있죠.

    추격 전략이 유효성을 아예 상실한 것은 아닙니다. 물론 글로벌화된 시장때문에 똑같이 베끼는 걸로는 어렵지만, 성능이나 가격에서 일정한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준다면 시장에서 자기 몫을 차지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점에선 모든 기업이 혁신자입니다. 짝퉁을 내는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작더라도 나름의 차별화를 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쟁을 통해 소비자의 복지는 올라가므로 추격자는 경제에서 매우 큰 기여를 합니다.

    즉 부분적 혁신을 동반한 추격자 전략은 앞으로도 계속 유효할 것이고, 사람들에게 좋은 것입니다. 창피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창조자가 되기를 격려할 필요도 분명히 있습니다. 혁신에도 분명히 정도 차이가 있고, 새로운 시장을 만들고 인간의 삶을 바꾸는 큰 혁신은 세상을 발전시키는 데에 결정적 역할을 합니다.

    그런 모험적 혁신을 경제적 전략적 이유로 해야 한다는 주장은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타당하지 않습니다. 기업들은 바보가 아닙니다. 누구보다 자신의 생존에 민감합니다.

    그럼 어떻게 장려해야 할까요? 저는 경제적 과실보다 세상을 더 좋은 곳으로 바꾸는 보람 그 자체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인슈타인이 삶을 바쳐 우주의 원리를 연구한 근본 이유는 노벨상이나 그 상금이 아니었습니다.

    창의적이고 모험적인 혁신은 어려운 문제를 풀고 세상에 새로운 삶을 선사했다는 성취감이 첫번째 동기가 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세속적 보상은 그 다음입니다.

    사실 세속적 보상 중에서도 금전적인 것만 있는 게 아닙니다. 명예가 있습니다.

    헨리 포드 말년에 한 고등학생이 그를 인터뷰했습니다. 포드는 어린 시절 농촌 이야기를 많이 회상했습니다. 그 학생은 “선생님 하지만 시대가 달라졌습니다. 지금은 현대입니다.”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포드는 말했습니다.

    “내가 현대를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