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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펠러의 두 얼굴

    “저가 공세로 경쟁사를 차례차례 무너뜨리는 등 온갖 편법과 불법을 서슴지 않아 그의 재산에는 항상 ‘더러운 돈’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원한을 산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지 그는 항상 침대 곁에 총을 두고 잤다고 전해진다. 결국 미국 정부는 1911년 독점금지법(Anti-trust act)을 만들어 ‘스탠더드 오일’을 34개사로 쪼갰다. 그 결과 지금의 엑손모빌, 셰브런 같은 굴지의 석유 기업이 생겨났다.”

    http://premium.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7/15/2016071501173.html

    석유왕 록펠러의 5대손 관련 조선일보 기사의 한부분입니다. 정확히 그렇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1. “저가 공세로 경쟁사를 차례차례 무너뜨리는”

    이 방식의 대표는 predatory pricing (약탈적 가격 정책). 록펠러의 스탠다드 오일이 이렇게 했다고 이야기되어 왔습니다.

    Predatory pricing이 되려면 두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합니다. 우선 생산비용 이하로 가격을 매겨야 합니다. 손실이 크지만 돈이 많은 회사는 이를 견딜 수 있고, 약한 회사가 퇴출되기를 바라는 것입니다.

    둘째로, 경쟁사들이 퇴출되어 독점이 되면 경쟁하던 때보다 가격을 더 올립니다. 그래서 독점적 이윤을 취합니다.

    록펠러의 스탠다드 오일은 둘 다 해당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는 가격을 낮춘 것은 사실이지만, 대부분 이익을 보는 수준의 가격이었습니다. 게다가 전체적으로 스탠다드 오일 전성기에 석유 가격은 떨어졌습니다.

    스탠다드 오일은 단지 경쟁사보다 비용을 더 낮추는 데에 성공했고, 이를 가격에 반영하였고, 비효율적인 경쟁사는 점유율을 잃거나 퇴출되었다라고 보는 것이 사실에 더 가까워 보입니다.

    2. “원한을 산 사람이 얼마나 많았던지”

    이 말도 설명이 필요합니다.

    록펠러는 경쟁자에겐 악몽이었습니다. 석유 정제 기술과 운송에서의 혁신을 거듭하여 우수한 품질을 낮은 가격에 제공하였습니다. 경쟁자들의 점유율은 낮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에겐 좋았습니다. 석유 가격은 1870년 26센트에서 1885년 8센트로 떨어졌습니다.

    당시의 소비자들도 그에 대한 평가가 썩 우호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전례없는 부자가 된 그에 대한 의심과 경쟁자들의 험담도 영향을 주었겠죠.

    변치 않는 사실은 그가 석유의 대중화에 대단히 큰 역할을 했다는 것입니다. 난방과 조명의 수단이 되었고,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는 동력인 내연기관을 가능하게 하였습니다. 자동차 대중화도 이 결과물입니다.

    이런 유형의 혁신가는 경쟁자에게는 피도 눈물도 없고, 대중에게는 나이스한 사람들입니다. 록펠러는 동업자에게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우리는 가난한 사람을 위하여 정유를 하므로, 싸고 좋게 만들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