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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자원 = 물적 자원 + 아이디어

    고전적 경제학자들은 생산의 3요소를 토지, 노동, 자본이라고 하였습니다. 물건을 만드는 데에는 이 세가지가 투입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것입니다. 현대적으로 풀면 이렇게 쓸 수 있을 것입니다.

    생산에 필요한 자원 = 원료 + 인력 + 설비

    원료, 인력, 설비는 사업에 따라 필요한 정도가 다르겠지만, 이들은 하나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 세가지 모두 돈이 든다는 것입니다. 즉 물적인 투자를 필요로 하는 자원들입니다.

    다행히 돈이 들지 않는, 또는 적게 드는, 자원이 있습니다. 그것은 아이디어로 대표되는 정신적 자원입니다. 기업가는 누구나 아이디어를 생각해야 합니다. 좋은 사업이나 제품 아이디어는 책, 보고서, 컨설팅 등을 통하여 비용을 치르고 구하기도 하지만, 그렇게 외부를 이용하자는 생각 자체가 아이디어입니다. 또한 그렇게 구한 아이디어를 채택할 것이냐, 어떻게 적용할 것이냐는 것은 모두 직접 생각해야 합니다. 경영 행위의 대부분은 본질적으로 아이디어입니다. (아이디어와 조금 다른 정신적 자원도 있습니다. 기업문화가 대표적일 것입니다.)

    현실의 기업가는 고전 경제학의 생산요소가 아니라 다음과 같이 생각하기를 권합니다.

    가치 창출을 위한 자원 = 물적 자원 + 정신적 자원

    기업은 맹목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가치를 만들어 내야 하는 존재입니다. 이를 위하여 기업가가 양손에 쥔 것은 물적 자원과 아이디어입니다. 물적 자원이 풍부하면 성공할 확률은 올라가는 경향이 있지만,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반대로 적은 물적 자원으로 성공한 사례도 많습니다.

    영화 록키는 100만불의 제작비를 들였지만, 그 수입은 2억불이 넘었습니다. 배우 지망생이었던 실베스터 스탤론은 노숙을 하고 애견을 팔 정도로 가난했지만, TV에서 권투 중계를 보다가 떠오른 아이디어를 대본으로 썼고, 그는 주연까지 맡아서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되었습니다. 스탤론의 승리이자 무명의 배우가 쓴 대본을 알아본 영화사의 승리였습니다.

    반면에 많은 예산을 들이고 실패한 영화도 많습니다. 다음 영화 제목을 기억하십니까?

    • 47 로닌 (47 Ronin, 2013)
    • 화성은 엄마가 필요해 (Mars Needs Moms, 2011)
    • 13번째 전사 (The 13th Warrior, 1999)

    기억하는 사람이 많지 않을 것입니다. 본 사람이 많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들은 각각 1억불에서 2억불 이상의 제작비를 투입하였지만, 1억불 이상의 손실을 보았습니다.

    영화만의 얘기가 아닙니다. 인터넷에는 ‘3억 달러 단추(The $300 Million Button)’이라고 알려진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의 한 대형 온라인 쇼핑몰 웹사이트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Best Buy라고 추측하기도 합니다.)

    이 웹사이트에서 방문자가 상품을 선택한 후에 구매를 하려면 간단한 양식이 등장했습니다.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로그인 단추를 누르게 되어 있었습니다. 회원이 아닌 경우에는 가입을 하라는 단추도 있었습니다. 흔히 보는 양식입니다.

    하지만 알고보니 이 양식은 큰 문제였습니다. 회원이 아닌 사람들은 가입을 주저하여 구매를 포기했습니다. 그들은 그저 필요한 상품을 구매하고 싶어했습니다. 회원이 되어서 개인 정보를 공유하고 각종 마케팅 메세지를 받는 것은 꺼렸습니다. 회원들에게도 문제였습니다. 자신이 사용한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를 기억해 내는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회원인지 아닌지도 잘 몰랐습니다.

    외부 디자이너들의 개선책은 간단했습니다. 회원가입 단추를 없애고 “계속하기” 단추를 달았고, “우리 사이트에서는 회원가입 없이도 구매할 수 있습니다. 회원가입은 구매 이후에 하실 수 있습니다.”라는 안내문을 적었습니다.

    그 결과 구매자 수는 45% 상승했고, 1년간 3억달러의 추가 판매가 일어났습니다.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삼성같이 예산 풍부한 곳에서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하지만 그 말은 자신이 아이디어가 부족함을 자인하는 것입니다.

    물적자원과 아이디어는 둘 다 필요한 자원이지만, 폭발력을 지닌 것은 역시 아이디어입니다. 물적 자원을 단순히 2배 투입한다고 10배, 100배의 보상을 가져오지는 않습니다. 잘 하면 2-3배의 보상을 가져올 것입니다. 하지만 아이디어가 정곡을 찔렀을 때 그 보상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물적 자원은 어떻게 보면 ‘좋은 아이디어가 나올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두 가지 자원 중에서 궁극적으로 기업의 운명을 가르는 것은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기업가의 자원 = 물적 자원 + 아이디어.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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