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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8천원짜리 양복

    부림광덕 양복 브랜드 ‘젠(ZEN)’은 양복 상하의 한 벌을 9만8000원에 판매합니다. 창업자 임용수 회장은 9만8000원이 제조원가의 2.5배 가격이라며 마진은 충분하다고 말합니다.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6/04/25/2016042500044.html?outlink=facebook

    대기업 양복들이 50만원~70만원의 비싼 제품만을 판매하기 때문에, ‘품질좋은 저가’ 시장이 비어있게 된 것이고, 그 기회를 그가 포착한 것입니다. 많은 혁신이 그렇듯이 생각해보면 당연한 아이디어입니다. 오랫동안 통념으로 굳어있어서 떠오르지 않은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비용 절감에 어려운 기술이 등장하는 것도 아닙니다. 유통구조를 단순화하고, 제조사와 유통사의 중복된 업무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수직통합을 통하여 효율화를 꾀하는 것입니다.

    실질적인 차별점이 별로 없을 때, 차별점을 인공적으로 만들기 위한 마케팅 비용이 많이 들어갑니다. 그가 말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마케팅 비용은 그런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젠 브랜드는 뚜렷한 실질적 차별점이 있으므로 마케팅 비용이 덜 들 것을 예상합니다.

    한 브랜드의 사례가 현대 경영의 중요한 이슈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번 구경하러 가야겠습니다.

    “국내 유명 브랜드 양복은 한 벌에 적어도 30만원, 평균 50만~70만원이다. 임 회장은 그 이유가 “국내 대기업 브랜드들이 해외 명품 수준의 ‘최고급 양복’만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대기업의 ‘저효율 고비용 생산 구조’가 자리 잡고 있다.

    “양복을 실제 제조하는 우리 공장에 디자이너·원단 전문가·패턴 전문가·부자재 구매자가 다 있는데, 제조를 의뢰하는 대기업에도 이런 인력이 똑같이 다 있어요. 인건비가 중복으로 드는 데다, 여기에 추가되는 마케팅·유통 비용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수준이죠. 이런 고비용 구조는 고급 제품을 만들기엔 좋겠지만, 중저가 제품을 만들어선 남는 게 없습니다. 그러니 안 만드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