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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용도구와 특화도구

    무언가를 만드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범용 도구(general purpose tool)를 이용하여 만드는 것과 특화 도구(special purpose tool)를 이용하여 만드는 것입니다.

    산업혁명 이전, 사람들은 망치, 톱, 못 등 범용도구를 갖고 뭐든지 만들었습니다. 책상, 의자, 상자…

    산업혁명 이후 대량생산시대로 접어들면서 특화 도구가 많아졌습니다. 특화된 도구들의 집합인 생산라인, 생산기술이 생겨났습니다.

    (이와 달리 미술가들은 범용 도구를 들고 뭔가를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법칙이 있습니다.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 세상에는 특화 도구만 있을 수는 없다.
    2. 특화도구를 만들기 위해서는 범용 도구가 필요하다.

    핀은 대량 생산되지만, 여태까지 없던 매우 큰 핀을 만들어야 한다면 대형 핀을 만들기 위한 기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소량 생산할 것이라면, 대형 핀 자체를 범용 도구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선 대량생산할 계획이라고 가정합니다.)

    그런데 그 기계는 범용 도구로 만들어야 합니다. 처음 만드는 기계이기 때문에, 그 기계를 만들기 위한 특화된 도구는 없습니다. 물론 그 기계를 많이 만들어야 한다면, 결국 ‘대형 핀 생산 라인’을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만.

    혁신가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범용 도구, 범용 기술을 가지고 특화된 도구를 만드는 작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래서 혁신가들에게 가장 도움되는 도구는, 아무리 첨단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도, 종이와 연필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술가들의 스케치와 혁신가들의 구상은 본질적으로 비슷한 과정입니다.